아주 한참 오래 전 이야기
전기일하며 소방에 대해 깊히 관여하지 않았던 시절
'대전현장@서울OO전기'의 월급(+알파)소장으로 잠시 재직 중에 있었다.
주현장(지하5층/지상7층의 이동통신 사옥, 지금은 SK텔레콤) 외
현장이 두 군데(A현장:15층아파트 5동, B현장:지하5층/지상8층의 스포츠프라자건물) 더 있었는데,
A, B현장 모두가 실행소장들이 저질러 놓은 하자를 처리해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A(아파트)현장은 전기하자도 약간 있지만 가장 큰 하자는 방송설비쪽 하자였고,
B(스포츠프라자)현장 역시 약간의 전기쪽 하자와
상당히 심각한 상태의 소방(전기)설비의 하자가 있었다.
아직은 주현장이 한산하던터라,
A현장은 내가 전공들 데리고 다니며 하자처릴 했고
B현장은, 데리고 있던 작업반장을(소방도 5년 정도 했다길래 나보단 낫겠구나 생각에) 보냈는데
A현장의 하자처리가 다 끝나가는데도 B현장의 소방관련 하자처리는 제자리걸음의 수준을 면하지 못하고,,,
그냥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그때만 해도 나는 소방자탐설비에 대해 많이 알지 못했던터라 고민도 됐었지만)
그래 한 번 부딪혀 보자며 팔뚝 걷고 나섰다.
현장(소방)도면 및 선번장과 간선의 배관, 배선의 루트 파악과,
안되는 부분이 어디서 어디까지냐를 파악하여 결과를 종합하고
내 능력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들과 그렇지 못한 것들로 분류한 뒤,
우선 쉬운 것들부터 처리하기 시작했고
어려운 것들을 처리하기 위한 사전준비도 병행했다.
그 당시 어려운 것들이란? ^^
전에 시공해보지 않은 방화샷다, 건식스프링클러(PAV, SVP), 배연창, 전실급배기댐퍼 등이었는데
시스템의 동작시퀀스에 대해 여기저기(방재반 및 로컬기기의 제조회사) 자문도 구하고
종합방재반(자탐 외)과 각 시스템의 회로에 대해 분석에 들어갔는데
다행히 방재반 내부에 선번장과 방재반회로도가 비치되어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고
그래도 해결이 안 되는 부분은
정상작동을 하는 로컬기기(배연창이나 급배기댐퍼 등)을 분해하여
내부기판을 보고 하나하나 회로도를 떠서 회로의 동작에 대해 파악했다.
이는 소싯적 전자학원에 다녔던 전력과
학교 다니면서 전기쪽 시퀀스에 대해 공부를 많이했던 전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렇게 하다보니 고생 끝에
로컬기기와 방재반의 화재연동 시스템에 대해 파악이 모두 끝났다.
그 결과 모든 하자의 처리를 성공리에 끝마칠 수 있었고
'배연창'기기 내부기판의 회로에 설계적인 결함이 있는 것도 밝혀냈고
대다수의 '전실급배기댐퍼'기기가 내부의 B전원회로 결함으로 전원퓨즈가 아웃된 상태도 밝혀내는 등
그 외에도 많은 성과를 올렸다.
가장 최근의 일로
2010년 한여름에 충남북 소재의 OO군부대
유류저장탱크와 관련된 포소화설비 소방보수 프로젝트 건 의뢰가 들어왔는데
포소화설비 또한 처음 접해보는거였기에 사전준비가 필요했다.
평소 나와 친분이 있었던 대전권 소방설비나 전국의 소방감리 몇 분에게
자문을 구해봤으나 속 시원한 해답을 얻을 수가 없었다.
(사실 포소화설비를 접해볼 기회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현장의 포소화설비를 점검한 예산의 OO소방점검업체를 방문하여
(포소화설비를 처음 접해보는거라고 솔직하게 고백)
포소화설비의 동작시퀀스에 대해 정중히 자문을 구했다.
그리하여 점검업체 사장님의 일조로 시스템의 대략적 파악이 이루어졌고
덕분에 성공리에 보수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MOV(자동전동변)도 처음 접했는데
설치단계부터 기기내부의 회로 구성에 문제가 있었던 부분을,
회로의 일부를 수정하여 정상작동하게 만들었다.
또한 누가 만졌는지 몰라도
쓸데없이 MOV 내부의 캠스위치를 쑤시럭거려서 정상 작동 못하는 상태로 개판쳐 놓은 것도
정상적인 MOV를 분해, 상태파악하여 같은 상태로 복귀시켜서
정상으로 되돌려 놓았으며
MOV(자동전동변)제어반도 직접 설계하여
시퀀스를 그려서 제작업체에 발주하고 납품받아서 교체작업을 끝냈다.
끝맺음
현장에서 처음 접해보는 시스템은 작업자를 난감당황하게 만들지만
부지런히 자료를 모아 열심히 퍼즐맞추듯 하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
그러려면 평소 기초 쌓는 일에 신경써야 하고,
본인이 알고자 하는 것이나 궁금한 사항은 잊지 않기 위해 노트에 메모하고
수시로 머릿 속에 떠올려야 한다.
그래야
기회가 왔을 때 자문도 구하고 회로도도 구하여 공부할 수 있어서,
자신의 능력을 업그레이드 하므로서
현장에서 부딪히는 난해한 상황에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풀어낼 수가 있는 것이다.
어려움 속에서 노력하여, 종국에는 끝내기 홈런을 쳤을 때의 그 기쁨...
현재의 성취감은 쌓였던 스트레스를 확~ 풀어주며
더불어 미래에 대한 희망과 설레임도 안겨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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